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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과 생각을 남기는 공간입니다.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기록합니다.

2026-09-14 오전 8:07:58 에 기록 R
Ropedancer
2026.09.14 08:07

        윤동주 <참회록(懺悔錄)>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이다지도 욕될까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나는 나의 참회(懺悔)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― 만(滿) 이십사 년 일 개월을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― 그 때 그 젊은 나이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그러면 어느 운석(隕石)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슬픈 사람의 뒷모양이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거울 속에 나타나온다.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≪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≫ (1948)


20대 시절 무척 좋아하던  시다.

특히 

                나는 나의 참회(懺悔)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― 만(滿) 이십사 년 일 개월을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― 그 때 그 젊은 나이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.


이 부분을 좋아했었는데

젊음이란 '이런 고뇌를 가지고

살아가는 것'이라고 생각할 정도로

무척 좋아했던 시였다. 

지금은 시나 소설과 담 쌓고

살아가는 중년이지만 나에게도 문학을

사랑하던 감수성 풍부한 젊은 시절이

있었음은 당연지사 아닐까.


20대가 훌쩍 지나서 이 시를

다시 접했을 당시 윤동주가

시를 적어냈던 나이보다 내 나이가

훨씬 많아졌음을 깨닫고 

무척 서글펐던 기억도 있다. 

오늘도 시를 다시 접하니 나의

중년의 삶이 서글퍼지는 것 같다.

하지만 그렇다는 얘기 일뿐,

젊은 청춘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.

나는 오늘도 출근해서 바쁜 일상을

살아갈 것 이다.

중년이 아름다운 것은 바쁜 일상을

부지런하게 살아가는 모습 때문인 듯...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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